
응원 : 누군가의 한 마디가 마음에 꽂히다
어제 너가 내게 말했지.
"내 동생 같으면...아이구 이 등신아, 왜 그러고 사니. 정말로 이해가 안된다고 말할거야."라고
너의 그 한마디가 가슴에 박힌다.
너의 그 말에는 안타까움도 답답함도 사랑도 있었겠지만
들리는 그 순간에는 그저
'내가 등신처럼 산 걸까?' 자괴감이 밀려 왔었어.
생각해 보니
그 말을 하게 된 이유는...있었네.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겠다 나간 임원이었던 그녀는 나와 오랜 지인이었어.
그 인연으로 7개월 정도 함께 숙소 생활을 하게 되었던 거지.
나는
나보다 다섯살 적은 그녀와 동거동락 하는 동안,
말없이 묵묵히 전산도 거들고 설겆이, 청소도 마다하지 않았다.
숙소 겸 사무실인 45평 아파트는 늘 사람들이 왔고
식사 때가 되어 머무는 그들을 우리는,
그냥 보내지 않았지.
그러다보니 하루종일 서 있을 때도 있었고
당연한 게 아닌데 어느 새
나도 그녀도 젖어들어 인식하지 못했어.
그걸로 그녀는 부회장이라 인사 들을 때
나는....그냥 일하는 사람?
거기다 남들이 보면 난 그녀의 손발 같은 역할을 한다면서 안타까워 했던 것 같으다.
특히 나는
굳이 나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고
또 굳이 나를 내 세울 필요도 없다고 여겼거든.
그걸 가까이서 자주 보던 너는
늘 그게 마뜩찮았고 그런 내게 화가 나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 덕분에 뒤에서 들려온 말들은
'비서냐, 1+1이잖아, 월급 받냐, 혹시 따로 무슨 도움을 주겠지...'
나도 안다.
남을 돕고 나를 내 세우지 않고 있는 것을 미덕으로 아는 시절은 절대 아닌 것을..
또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책사니 보이지 않는 손이니 정사임당이니....나를 인정하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나는
맘으로 아팠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말 열마디 보다 아픈 말 한마디에 생채기가 나고
더 오래 오래 아파하는 것이거든.
그러니 핀잔하고 싶으면 그냥 다른 말로 응원해 주라.

그리고 : 우리는 함께 걸어 나왔지
어쩌면 우리는 그 때
함께 걸어 나올 수 밖에 없었는 지도 모른다.
절로 듣게 된 많은 말,말들과
각자의 이유를 합리화 하며
어줍잖은 의리니 관계쉽 때문에 의기투합한 것에 일조 한 것일거다.
그러고는 흐지부지...
세월은 무심한 듯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여직 껏
법인도 사무실도 그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는 것을 보면서...낙담한다.
일의 진행이 원활하게 된다고 해도 나의 역할은
이전과 다름 없이 똑 같은 형태가 되는 것 같아 씁쓸하고
남들에게 어리석은 사람으로 낙인 되는 것이 속상하고
그러다보니
100%의 마음이 80%가 되고 60%가 되고 서서히 40~30...
문득 돌이켜보면
내 역할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딱히 내가 아니어도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중간중간 들었을 때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지 말고 거취을 정했어야 맞았어.
그저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나는
자존감 없는 관계의 끝을 붙잡고는...버티고 있더라.
아참!
쓰임 많은 이쁜 너는 걱정이 없어.
뚜렷히 맡아야 할 업무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 했으니...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그리고...선택의 기로 그 사이에서
그렇게 너의 말이 내 마음에 꽂혀서 씁쓸하게 돌아 앉아 있는데
그 절묘한 타이밍에 메세지가 한 통 도착했지
"친정 같은 곳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나의 그 7개월의 수고를 기억하고 알아 주는 전 회사에서 온 메세지였어.
이 곳은 조금 씩 안정을 찾아 간다고
그리고 나의 자리는 아직도 여기 있다고...
너는 알까.
그 순간 내 마음이 얼마나 복잡했는지.
그러고 한 밤중에 다시 온 메시지에서
"더 늦으면 아마도 새로 온 조합원들이 낙하산인 줄 알겁니다."
누가 나보고 핀잔하며 등을 떠 밀어서도 아니고
누가 나보고 낙하산이라고 말을 할 것 같아서도 아니라
그 사이 어딘가에 서서 방황하고 있던 내게
그 두통의 메세지는
이건 뭐
울고 싶자 뺨을 때리는 정신 번쪅 나는 절묘한 타이밍이었어.
관계냐. 일이냐.
"이쯤 되면 생각해 볼 여지도 없어, 언니야"
나이,
돌아가는 현재 상황,
그리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그 어느 걸 봐도 관계쉽만 뺀다면 나는,
일을.
수익을,
안정 된 생활을 선택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이고.
그렇다면 결정은 빠를 수록 좋다는 결론이 도출되고

결심 : 나 돌아갈래~~!
그래. 결심했어.
이미 익숙한 길
7개월을 살았던 곳.
나는 나의 길을 갈께.
너는 너의 관계쉽이 아직도 결정의 장애로 남을 만큼 돈독하니
너의 길을 스스로 정하도록 해.
나는 장문의 편지로 내 의사를 전했어.
"이렇게 딱 결정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안합니다."
돌아 온 답은
"딱 결정
딱 ㅇㅋ~^^"
그 길의 끝에 내 이름을 남길 수 있다면 난,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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