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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기록하다

60대 다시 일터로 복귀 준비 중

by iipopnamu 2025. 7. 18.

도로 위에 놓인 오래된 탁상시계. 다시 시작되는 시간을 상징하는 이미지.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출처:Pixabay (Free-Photos)

 

응원 : 누군가의 한 마디가 마음에 꽂히다

 

 

어제 너가 내게 말했지.

"내 동생 같으면...아이구 이 등신아, 왜 그러고 사니. 정말로 이해가 안된다고 말할거야."라고

너의 그 한마디가 가슴에 박힌다.

너의 그 말에는 안타까움도 답답함도 사랑도 있었겠지만 

들리는 그 순간에는 그저

'내가 등신처럼 산 걸까?' 자괴감이 밀려 왔었어.

 

생각해 보니

그 말을 하게 된 이유는...있었네.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겠다 나간 임원이었던 그녀는 나와 오랜 지인이었어.

그 인연으로 7개월 정도 함께 숙소 생활을 하게 되었던 거지.

나는

나보다 다섯살 적은 그녀와 동거동락 하는 동안,

말없이 묵묵히 전산도 거들고 설겆이, 청소도 마다하지 않았다.

숙소 겸 사무실인 45평 아파트는 늘 사람들이 왔고

식사 때가 되어 머무는 그들을 우리는,

그냥 보내지 않았지.

그러다보니 하루종일 서 있을 때도 있었고

당연한 게 아닌데 어느 새 

나도 그녀도 젖어들어 인식하지 못했어.

그걸로 그녀는 부회장이라 인사 들을 때

나는....그냥 일하는 사람? 

거기다 남들이 보면 난 그녀의 손발 같은 역할을 한다면서 안타까워 했던 것 같으다.

특히 나는

굳이 나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고

또 굳이 나를 내 세울 필요도 없다고 여겼거든.

 

그걸 가까이서 자주 보던 너는

늘 그게 마뜩찮았고 그런 내게 화가 나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 덕분에 뒤에서 들려온 말들은 

'비서냐, 1+1이잖아, 월급 받냐, 혹시 따로 무슨 도움을 주겠지...'

나도 안다.

남을 돕고 나를 내 세우지 않고 있는 것을 미덕으로 아는 시절은 절대 아닌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책사니 보이지 않는 손이니 정사임당이니....나를 인정하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나는

맘으로 아팠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말 열마디 보다 아픈 말 한마디에 생채기가 나고

더 오래 오래 아파하는 것이거든.

 

그러니 핀잔하고 싶으면 그냥 다른 말로 응원해 주라.

 

 

겨울 들판에 홀로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는 고요한 풍경.
긴 겨울을 지나 다시 피어날 준비를 하는 나무처럼. 출처:Pixabay (Free-Photos)

그리고 : 우리는 함께 걸어 나왔지

 

 

어쩌면 우리는 그 때 

함께 걸어 나올 수 밖에 없었는 지도 모른다.

절로 듣게 된 많은 말,말들과

각자의 이유를 합리화 하며

어줍잖은 의리니 관계쉽 때문에 의기투합한 것에 일조 한 것일거다. 

 

그러고는 흐지부지...

세월은 무심한 듯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여직 껏

법인도 사무실도 그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는 것을 보면서...낙담한다.

 

일의 진행이 원활하게 된다고 해도 나의 역할은

이전과 다름 없이 똑 같은 형태가 되는 것 같아 씁쓸하고 

남들에게 어리석은 사람으로 낙인 되는 것이 속상하고 

그러다보니

100%의 마음이 80%가 되고 60%가 되고 서서히 40~30...

 

문득 돌이켜보면

 

내 역할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딱히 내가 아니어도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중간중간 들었을 때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지 말고 거취을 정했어야 맞았어.

그저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나는

자존감 없는 관계의 끝을 붙잡고는...버티고 있더라.

 

아참!

쓰임 많은 이쁜 너는 걱정이 없어.

뚜렷히 맡아야 할 업무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 했으니...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거울 복도 속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서 있는 장면. 선택과 결단의 갈림길을 표현한 이미지.
선택의 길 위, 나 자신과 마주 서 있는 순간. 출처:Pixabay (Free-Photos)

 

리고...선택의 기로 그 사이에서

 

 

그렇게 너의 말이 내 마음에 꽂혀서 씁쓸하게 돌아 앉아 있는데 

그 절묘한 타이밍에 메세지가 한 통 도착했지

 

"친정 같은 곳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나의 그  7개월의 수고를 기억하고 알아 주는 전 회사에서 온 메세지였어.

이 곳은 조금 씩 안정을 찾아 간다고 

그리고 나의 자리는 아직도 여기 있다고...

 

너는 알까.

그 순간 내 마음이 얼마나 복잡했는지.

 

그러고 한 밤중에 다시 온 메시지에서

"더 늦으면 아마도 새로 온 조합원들이 낙하산인 줄 알겁니다."

 

누가 나보고 핀잔하며 등을 떠 밀어서도 아니고

누가 나보고 낙하산이라고 말을 할 것 같아서도 아니라

그 사이 어딘가에 서서 방황하고 있던 내게

그 두통의 메세지는

이건 뭐

울고 싶자 뺨을 때리는 정신 번쪅 나는 절묘한 타이밍이었어.

 

관계냐. 일이냐.

 

"이쯤 되면 생각해 볼 여지도 없어, 언니야"

 

나이,

돌아가는 현재 상황,

그리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그 어느 걸 봐도 관계쉽만 뺀다면 나는,

일을.

수익을,

안정 된 생활을 선택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이고.

그렇다면 결정은 빠를 수록 좋다는 결론이 도출되고

 

 

흙을 감싼 손 위에 돋아난 초록 새싹. 다시 시작하려는 결심과 희망을 상징하는 이미지.
새로운 결심은 언제나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다.출처:Pixabay (Free-Photos)

 

결심 : 나 돌아갈래~~!

 

 

그래. 결심했어.

이미 익숙한 길

7개월을 살았던 곳.

나는 나의 길을 갈께.

 

너는 너의 관계쉽이 아직도 결정의 장애로 남을 만큼 돈독하니 

너의 길을 스스로 정하도록 해.

 

나는 장문의 편지로 내 의사를 전했어.

"이렇게 딱 결정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안합니다."

돌아 온 답은

"딱 결정

 딱 ㅇㅋ~^^"

 

 

그 길의 끝에 내 이름을 남길 수 있다면 난,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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