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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기록하다

도심 속 김장철이 시작됐다 — 서울 아침을 물들인 나눔 김장

by iipopnamu 2025. 11. 22.

켜켜이 쌓인 은행잎이 우찌 이리도 이쁘고 고운지.

숙소 앞 바람결에 뭉친 낙엽을 또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

 

이제 두꺼운 옷을 꺼내 입어야 되는 계절.

 

 달력나이가 한살 더 많아지는구나.

이렇게 한해가 저무는구나....

 

가는 계절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종종걸음을 치며 지하철로 향한다. 

 

노란 은행잎이 바닥에 쌓여 있는 가을 풍경
직접 담은 가을 은행잎

 

어제 아침 출근길,


광화문 한복판이 뜻밖의 풍경으로 내 기억의 감성을 건드리고,

늘 종종대며 바쁘게 가로질러 가 버리던 길을 나는,

멈춰서서 공감하며 눈에 담았다.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늘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겠다 왁왁거리던 확성기 소리와 아우성이 있던 자리에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배추를 나르고,
대형 테이블 위에서는 빨간 양념이 준비되고 있다.
도시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갑자기,

겨울만이 갖는 짙은 내음이 눈 끝으로 코 끝으로 스며든 순간이었다.

쌀쌀한 아침,

모두에 마음은 아마도, 따스함으로 물들게다

 

김장을 위해 손질된 배추와 깍둑썰기한 무가 대야에 담긴 모습

                          

이 계절이 되면 연례행사 같은 풍경.

 

이 즈음엔 집집마다 제 마다의 모습으로 겨울을 나기 위한 채비를 한다.

이웃이 서로서로 돌아가며 돕고

노란 배춧잎에 잘 삶은 수육으로 정도 나누고...

 

 

 가던 길을 멈추고 우두커니 서서 지켜보노라니

스윽 찢어서 한입...생각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였다.

소매를 둥둥 걷고 나도 같이 김장을 버무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가 살아가는 방식이었는데 나는,

그 느긋함을 놓아두고 이리도 종종댐을 택했다.

 

 

도심 광장에서 여러 봉사자들이 김장을 준비하는 모습
직접 촬영한 도심 속 김장 봉사 현장

서울 곳곳에서 시작된 ‘나눔 김장’ 시즌

 

11월 중순에 접어들며
서울의 여러 구청과 복지기관들이 일제히 김장 나눔 행사를 시작했다.

오늘 아침 내가 본 광화문 풍경은
서울시와 여러 봉사단체가 함께하는
**‘겨울맞이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였다.

이 행사는 해마다 겨울을 앞두고 진행되며,
오늘만 해도 서울 곳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단다.

ㅡ 종로구: 저소득 가정 · 독거 어르신 지원
ㅡ 중구: 한부모 가정 및 기초생활수급자
ㅡ 서대문구: 지역 아동센터 · 사회복지시설
ㅡ 강서구: 장애인 복지시설 및 다문화 가정
ㅡ 광진구: 홀몸 어르신 방문 전달

각 지역마다 배추 수천 포기가 준비되고,
봉사자 200~500명씩이 참여하며
본격적인 ‘겨울 대비’가 시작되는 날이다.

 

도심 광장에서 여러 봉사자들이 김장을 준비하는 모습
직접 촬영한 도심 속 김장 봉사 현장

나눔 김치를 받는 사람들

 

이런 행사가 아니라면
겨울 음식 준비가 어려운 분들이 있다.

ㅡ 독거 어르신
ㅡ 저소득층 가정
ㅡ 조손 가정
ㅡ 장애인 가정
ㅡ 복지 사각지대의 개인
ㅡ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ㅡ 한부모 가정


김장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겨울을 버티는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다.
그렇기에 이 김장 나눔은 매년 큰 의미를 갖는다

 

김장을 위해 손질된 배추와 깍둑썰기한 무가 대야에 담긴 모습

잠시 멈추게 한 출근길의 장면

 

나는 오늘 그 앞에서 잠시 멈춰 서 있었고.
도심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사람들의 손길에서 따뜻함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바쁜 일상이 흘러가는 도심에서도
누군가는 오늘을 위해,
누군가는 겨울을 위해

또 누군가는 누구를 위해
묵묵히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버무렸다.

> “도시는 차갑지만, 겨울은 결국 사람의 손으로 따뜻해진다.”

오늘의 출근길은 그런 걸 다시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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