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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기록하다

조용필, 그 시절이 내게 남긴 기억들 R2 - 단발머리 청춘의 철학

by iipopnamu 2025. 10. 13.

 

오늘은 "단발머리"다.

 

조용필 단발머리 1980 무대 이미지, KBS 대기획 프로그램 장면
KBS 대기획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중 ‘단발머리’ 공연 장면 (출처: KBS 대기획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방송 캡처)

 


세월이 흘러도 문득 문득 떠오르는 그 시절의 ‘나’가 있다.
세라복 깃을 여미고, 교실 창가에서 불어오던 바람에 머리칼이 흩날리던 시절.
그때마다 찰랑거리던 단발머리는 단순한 머리 모양이 아니라,
그 시절 우리가 가졌던 가능성의 흔들림이었다.

 

이번 조용필의 콘서트는 내 모든 걸 흔들며 요즘 같이 힘든 나에게 위로와 안도를 주었다.

그래,

나도 저런 시절 저렇게 노래에 심취해서 오빠를 외치던 한 때가 있었지.

카세트 테잎이 늘어나서 징징 소리가 나도록 듣고 또 듣던 노래들, 그 시절.

 

내게도 저런 청춘이 있었음을 알게 해 준 시간.

전주만 나와도 와아~~소리를 질러대던 내 순수의 시절.

 

나는 오늘 다시,

가왕의 노래를 들으며 그 시절 그 청춘에 한 발 닥아가 본다.

 

단발머리 여학생이 다리 위에서 미소 짓는 장면
단발머리 시절의 순수함을 담은 소녀의 미소 (출처: Pixabay - 프리포토)

 

단발머리 내 청춘의 초상

 

1979년, 조용필의 첫 번째 정규앨범  "창밖의 여자" 속 한 곡이 세상을 흔들었다.
그 이름은 〈단발머리〉.

당시만 해도 ‘여성의 단발머리’는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시대의 감수성을 상징하던 단어였다.
조용필은 그 이미지를 청춘의 순수함과 자유의 상징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는 통기타와 밴드 사운드가 주를 이루던 시대에
전자악기와 리듬을 과감히 도입하며, 한국 대중음악의 새로운 문을 열게 된다.

 

 

ㅡ 단발머리의 탄생 / 역사적 배경
ㅡ 발매 연도: 1979년 (대중적 히트시기 : 1980년)
ㅡ 소속 앨범: 조용필의 1집 《창밖의 여자》 수록곡 ㅡ 작곡 / 장르: 조용필이 직접 작곡한 곡이며,

    당시 유행하던 전통 가요 스타일이 아니라 현대적인 락 / 팝 요소를 가미한 곡으로 평가돼. 
ㅡ 저작권 이슈 : 원래 “단발머리”도 포함된 31곡의 저작권 및 배포권이

    한때 소속사 지구레코드에 귀속되어 있었는데, 이후 조용필 측이 이를 회수한 기록이 있다.  

                                                                                       

                                                                                      (출처: 위키백과 / 재 구성 및 서술 iipopnamu)
 

 
가만히 가사를 읊조리는데 귀에서는 그 전자음악이 마구 들려온다.

 

기억은...

그 세포 하나하나에 깊숙히 숨어 있다가 어느 날 이렇게 여과없이 불쑥불쑥 나타나 내 전부를 흔들어댄다.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
오늘따라 왜 이렇게 그 소녀가 보고 싶을까”

그녀는 단지 한 사람의 기억이 아니다.
그 소녀는 순수했던 시절, 나였고 너였고 우리였다.


조용필의 노래는 언제나 한 개인의 감정 속에
세대의 철학을 담는다.
그 시절, 세상은 아직 손에 잡히지 않았고
모든 꿈은 가능성이라는 이름으로 반짝였다.

 

                                                                                         

 “비에 젖은 풀잎처럼 단발머리 곱게 빗은 그 소녀
반짝이는 눈망울이 내 마음에 되살아나네”

 

오래된 노트와 책, 잉크 자국이 남은 문서들 — 시간의 기록을 상징하는 이미지
청춘의 흔적처럼 쌓인 오래된 노트와 기록들 (출처: Pixabay -프리포토)

 

 

그 ‘비’는 단순한 장면이 아니라, 시간의 상징이다.
젖은 풀잎은 지나온 세월이고, 그 위의 반짝임은 아직 꺼지지 않은 청춘의 불씨다.
삶은 그렇게 덧입혀지고 벗겨지며
결국 남는 건 처음의 나, 그 시절의 눈빛이다.

아니 그 시절의 눈빛이길 바래본다.

 

‘단발머리’라는 외형적 이미지가 단지 헤어 스타일이 아니라 자유, 새로운 정체성의 선언처럼 작용했었다.
비가 오는 장면 같이 흐릿하고 감성적인 장치를 많이 썼는데 시간의 흐름, 기억의 퇴적을 상징한다.


“못 잊을 그리움 남기고 그 소녀 데려간 세월이 미워라”

이 한 줄은 단지 첫사랑의 회상이 아니다.
이건 시간에 대한 철학적 항의다.

 

세월을 적으로 삼는 태도.
자유롭던 과거와 지금의 자아 간의 간극에 대한 저항.
그것이 그 시절의 청춘이었다.

 

조용필 단발머리 1980 무대 이미지, KBS 대기획 프로그램 장면
KBS 대기획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중 ‘지금 우리가 가장 듣고 싶은 노래' 출처: KBS 대기획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방송 캡처


세월이 데려간 건 사람만이 아니라,

그때의 순수, 그때의 용기, 그때의 나였다.

 

 

하지만 노래를 다시 들을 때마다
그 시절의 나로 다시 돌아온다.
단발머리의 찰랑임은 멈췄을지 몰라도
그 리듬을 기억하는 마음이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여전히 청춘의 철학자다.

음악적 스타일이 밝으면서도 애잔한 분위기를 동시에 띠는 건,

청춘의 철학이 갖는 ‘희망과 아쉬움의 공존’이 표현된 것이다.

 

 

마무리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그리움의 철학이었다면,
“단발머리”는 청춘의 철학이다.
하나는 잃어버린 것을 되찾으려는 노래이고
다른 하나는 잃었으나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는 것을 노래한다.

세월은 우리를 늙게 하지만
기억은 여전히 젊게 한다.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릴 때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단발머리처럼 찰랑이며 살아 있음이다.


비가 오고 센치해지는 깜깜한 밤...오늘은 잠이 잘 올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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