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나는 포기하지 못했다.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아, 오늘은 보이스는 안 해도 돼. 일단 블로그 2개 글부터 마무리하자.’
연 이틀을 매달렸는데도 완료 되었다 생각하면 안되고 이제 되었다 생각하면...안되고,
설치하고, 설정하고, 반복반복...삼성 TTS에 목소리 설정까지 다 했는데,
결국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누구는 말한다.
“그럼 그냥 다른 앱 쓰지 뭐~”
그러게 말이다. 내가 생각해도 나란 사람 참 피곤하게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런 사람만은 아니다.
‘어제 못했던 걸 오늘도 못하고 넘어간다?’
그건 나에게 너무 숙제고 무게고 큰 패배감이다.
그래서 보이스는 포기가 아니라 미뤘다.
보이스 설치하는라 정작,
일찍 써 뒀던 수.인.(수익 인사이트)을 늦게서야 마무리 발행을 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누웠다...그리고 다시 벌떡 일어 나 앉는다.

"어? 오늘 것 색인 등록 안 했잖아."
그 한 생각에 다시 불을 켰고, 컴퓨터를 켰고, 서치콘솔을 열었다.
익숙한 그 화면,
익숙한 그 불편한 말들 —
"소유권 확인 실패."
"알 수 없음."
어제도 같은 오류로 고생했지만 결국 해결했던 기억이 스쳐갔다.
‘기억을 더듬자.’
‘어제 어떻게 뭘 했더라. 아, 이거 아니고 이거지, 맞네 이거네.’
숨을 크게 쉬고, 마우스를 천천히 움직인다.
사이트맵은 소문자로.
색인 요청은 다시.
그리고 마침내,
화면에 ‘발견된 페이지 11개’라는 문장이 떠올랐을 때,
비로소 나는 이불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한 시 반이었다.
나는 왜 이토록 집착할까.
어제보다 나아지고 싶은 그리고...멈추면 무너질 것 같은 불안감,
누구나 자는 시간 이었지만 나에겐, 해결되지 않은 일이 남은 시간이었다.

왜 이토록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일까.
이런 내 모습을 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신혼여행 길에 입고 갈 원피스를 한ㄴ벌 맞추었었다.
그때 나는 그 한 벌의 원피스 때문에 밤을 꼴까닥 세웠다.
"유행을 너무 앞선 디자인인 것 같애. 어깨심이 럭비 선수 같을 거야,"
“이걸 입고 갈 수 있을까?”
머릿속을 수십 번 돌고 도는 생각들.
동녘이 밝아오고, 해가 떠 오르고
참 아이러니한 일이 일어났다.
밤새 부정과 불안으로 잠 못 들었었는데
해가 뜨는 순간 갑자기 이런생각이 드는거였다.
“그래, 그냥 다시 맞추자.”
"다행히 아직 가봉 전이니 고칠 수는 있을거야."
양장점에 전화를 걸었고,
다시 재단하고 가봉했다. 돈은 조금 더 들었지만 정말 날이 밝으니 새로운 생각이 들었었다.
그 날의 헤프닝은 소심+걱정+불안의 3종세트였던 나의 대표 장면이 되었다.
그걸 안 신랑도 기가 막혀 웃었었다.
그땐 그게 그리도 심각했었다.
갑자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누군가 절망에서 일어날 때 하곤 하는 말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그래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니까.)
그때의 비비안리를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너무나 귀여웠던 기억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일 아니었지만
웃픈 순간이 나에게는 그것이 하늘이고 땅이였다.

그 마음, 지금도 여전하다.
보이스 앱 하나로 반나절을 허비하고,
색인 하나로 잠을 미룬다.
완성하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마무리 중독자’로 살아간다.
누군가는 피곤한 성격이라 말하겠지.
누군가는 병적이라 말하겠지.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성격 덕에 결국엔 해내고 있다는 걸.
그리고 그렇게 ‘완성’이란 이름의 안심 속에서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는 걸.
오늘도 나를 움직이는 건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내 안의 작은 고집, 내 안의 기억,
그리고 그걸 지켜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그래도 내일은 또 오니까...)
어쩌면...
완벽도 못하면서 완벽을 꿈꾸는 나를 다독이는 주문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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