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30분.
오늘 날씨 영하 7도 라고 하던가.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하고 두정역에서 6시 26분차를 올라탔다.
날씨만큼이나 가라앉은 맘이라 그런지
을씨년스럽게 추운 아침 날씨가 더 추운 듯 하다.

다시 생각해 봐도 마음이 걸리는 일.
누군가의 선의로 시작된 일이
정작 나에게는 불편한 공기를 남겼기 때문이다.
나를 위해,
나를 좋게 보이게 하기 위해 누군가가 대신 말을 건네는
좁은 엘리베이트 안에서 갑자기 맞닥드린 가슴이 답답해 지는 숨고 싶은 순간
분명 고마운 마음이었을 텐데
그 칭찬은 요청된 순간부터 자연스럽지 않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칭찬 좀 해 주세요."
순간,
칭찬을 건네야 하는 사람도
그 자리에 놓인 나 역시 어딘가 어색해졌다.
아무도 손해를 보려던 건 아니었지만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시간이 되어버렸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칭찬이란 원래
부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조용히 쌓인 일의 결과로
어느 날 문득
자연스럽게 도착하는 것.
그게 내가 믿어온 방식이었다.
의도와 상관없이
그 상황의 당사자가 내가 되어버렸을 때 피할 수 없는 불편함은 내 몫이 된다.
그 감정은 부정할 수 없고
그렇다고 괜히 스스로를 탓할 필요도 없다.
다만 나는,
누군가의 입을 빌려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내 리듬으로 걸어가다 말없이 증명되는 쪽을 택하고 싶다.
오늘의 이 마음은 불만도, 항의도 아니다.
다만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어떤 방식으로 인정받고 싶은 사람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한 하루의 기록이다.
칭찬은 고맙지만
요청 된 칭찬은 내 자리에 오래 남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조용히 쌓이는 시간과 그 끝에서 자연스럽게 닿는 신뢰를 더 믿는다.
아침에 바쁘게 샤워를 끝내고
캐리어를 끌며 30분쯤 걸어 역에 도착했을 때,
몸에 땀이 났었나 보다.
그땐 몰랐다.
숨이 조금 가빴고, ‘늦지 않았다’는 안도감만 있었으니까.
히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열차 칸에 앉아 있으니
그 땀이 식으면서 천천히 한기가 올라온다.
옷을 다시 여며 보지만 추위는 옷 안쪽이 아니라
몸 안쪽에서부터 올라온다.
오늘은 유난히
이런 사소한 온도 차이 마음까지 건드린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간 상황,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었을 일들.
열차는 계속 달리고 몸은 떨리고 자꾸 깊어지는 생각줄은 얼마나 길고 깊은 지.
그래도
이렇게 흔들리는 시간 속에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또렷하게...돌아본다.
앞으로 나서지 않아도,
설명 하지 않아도,
굳이 드러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
말해지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으로
그저 그렇게 읽히는 사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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