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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기록하다

견물생심

by iipopnamu 2026. 1. 6.

보는 순간 마음이 흔들린다.

그게 인간이라는 걸, 우리는 이미 수없이 증명해 왔으면서도.

원래 필요 없던 것인데,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아지는 순간 욕심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하얀 탁자 위에 백자 도자기 하나, 비어있는 듯 하지만 채우고 싶은 내것으로 만들고 싶을 만큼 고고하다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시선이 머무는 순간 욕심은 시작된다.— 견물생심

 

이 도자기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하지만 보는 사람의 마음은 다르다.
왜 비어 있는지,
무엇을 담아야 할지,
내 것이라면 어떨지 상상한다.


견물생심은
누군가가 부추겨서 생기는 감정이 아니다.
보는 순간,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현상이다.
그래서 욕심은
항상 조용히 시작된다.


사람들은 말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그러면서도 늘 예외는 자기라고 생각한다.
나는 다를 거라고, 

나는 속지 않을 거라고....알면서도 욕심을 낸다.
알면서도 한 번쯤은 괜찮을 것 같다고 여긴다.


현실에서 가져올 수 있는 

 

예시 1)

“공짜 체험판의 함정”


처음엔 무료였다.
한 달 체험, 일주일 체험, 첫 사용은 공짜.
안 써도 되는데
막상 화면에 ‘무료 이용 중’이라는 문구가 떠 있으니
괜히 하루라도 안 쓰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


필요해서가 아니라 이미 눈에 들어왔기 때문에 사람은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결제일 알림이 온다.
그때서야 생각한다.
“내가 이걸 정말 원했던가.”
견물생심은
돈을 쓰는 순간이 아니라
이미 본 순간부터 시작된다.


예시 2)

“타인의 삶을 구경하는 창”


남의 집 거실,
남의 여행,
남의 하루 루틴.
예전엔 굳이 알 필요 없던 장면들인데 이제는 손가락 하나로 전부를 볼 수 있다.
보고 나면
원래 있던 것들이 갑자기 부족해 보인다.
집은 그대로인데 마음이 먼저 흔들린다.
누군가는 더 좋은 의자를 쓰고
누군가는 더 여유 있어 보인다.


그때 생기는 감정은
부러움 같지만 사실은 욕심의 아주 초기 형태다.

 
예시 3)
“알면서도 클릭하는 이유”


광고인 걸 안다.
유도 문구인 것도 안다.
지금 당장 필요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도 누른다.
‘지금 아니면 놓친다’는 말에
사람은 약하다.
견물생심의 무서운 점은
속아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욕심은 대단한 얼굴을 하고 오지 않는다.
대개는 ‘기회’나 ‘가능성’처럼 보인다.
조금만 더, 이번만, 나한테는 특별히…
그 말들이 마음속에서 서로 손을 잡는다.


오늘,

누군가가 나에게

'욕심을 내 볼까?' 하는 솔깃함이 생기는 제안을 했다.

아마도 내게 융통할 돈이 있었다면 

난 지인의 그 제안을 받아 드렸을 것이다.

 

욕심이 생겼다는 건,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고.
다만, 그 욕심을 쥘 것인지 내려놓을 것인지는
여전히 내 몫이라는 사실까지 함께 기억하면서.


견물생심.
보고도 마음을 다 쓰지 않는 연습을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대입하면서 다스리는 중이다.

 

눈앞에 놓이면 마음은 늘 한 박자 늦다    

욕심은 욕심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그저 한 번 더 보는 것으로 시작될 뿐이다.

 

"세상에 쉬운 건 없어.

더더구나 공짜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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