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 없이 떠나온 가나자와에서의 둘째 날.
숙소 문을 나서며 나는 배낭의 무게를 다시 한번 점검했다.
누군가에게 여행은 ‘돈’과 ‘체력’의 싸움이라지만,
이곳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최소한의 것으로 누리는 최대한의 평온이었다.
1. 800엔으로 사는 ‘무정(無情)한 자유’
가나자와역 인근에 숙소를 잡은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도시 중심부가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나처럼 천천히 걷는 사람에게 이곳은 유난히 친절하다.
나는 오늘
가나자와 루프 버스(Loop Bus) 1일권을 800엔에 샀다.
이 버스는 시내 주요 거점을 순환하며
휠체어나 유모차도 오르내리기 쉬운 저상 설계로 되어 있다.
레비의 팁.
몸이 조금 무겁거나,
무릎이 성하지 않아도 800엔이면 이 도시의 골목들을
마치 내 집 앞마당처럼 누빌 수 있다.
서두를 필요도, 동선을 계산할 필요도 없다.
버스가 오는 만큼 타고,
내리고 싶은 만큼 내리면 된다.
그 단순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 짤상식 | 가나자와 이동법
가나자와에는 지하철이 없다.
그래서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기본적인 방법은
도보 · 버스 · 택시, 이 세 가지다.
도보: 도심이 크지 않고 평지가 많아 천천히 걷기 좋다
버스: 루프 버스 한 장이면 주요 관광지를 대부분 연결한다
택시: 기본요금 거리 내 이동이 많아 부담이 크지 않다
👉 복잡한 노선도를 외우지 않아도 '걷다가, 버스 타고, 또 걷는 여행'이 자연스럽게 완성되는 도시다.
2. 0원으로 즐기는 럭셔리, ‘겐로쿠엔’의 외곽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겐로쿠엔의 입장료가 부담스럽다면
그 외곽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성곽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는 무료지만,
그 풍경만큼은 어떤 유료 정원보다 사치스럽다.
400년의 시간을 품은 지붕들이 천천히 시야에 들어올 때
나는 잠시 발을 멈췄다.
레비의 시선.
돈을 내지 않아도 바람은 공평하게 불어오고,
고요함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내려앉는다.
주머니가 가볍다고 해서
감동까지 가벼울 필요는 없다.
3. APA 호텔과 마트 도시락의 미학
나의 안식처는
역 근처의 작고 실속 있는 비즈니스 호텔이다.
APA 호텔 같은 숙소는
1박에 5~6만 원대면 깨끗한 침대와 따뜻한 욕조를 제공한다.
저녁 식사는 화려한 식당 대신
근처 대형 마트를 택했다.
마감 세일 시간에 맞춘
500엔짜리 초밥 도시락과 따뜻한 차 한 잔.
호텔 창가에 앉아 저무는 가나자와의 노을을 바라보며 먹는 이 한 끼는,
수만 엔짜리 가이세키 요리가 부럽지 않은 현실적인 사치였다.

📌 짤상식 | 숙소는 어디가 편할까
가나자와에서는
가나자와역 근처 숙소가 가장 실용적이다.
평지가 많아 이동이 쉽고
버스 노선이 집중되어 있으며
짐 보관과 귀환 동선이 단순하다
👉 관광지 한복판보다 역 근처가 오히려 덜 시끄럽고 편하다.
4. 레비가 전하는 마지막 용기
“이 정도면 나도 가능하겠는데?”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이 문장을 떠올렸다면 나의 여행은 성공이다.
가나자와는
도쿄처럼 화려한 기술을 뽐내지 않고,
교토처럼 어려운 역사를 묻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당신이 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도시다.
● 비용: 하루 5만 원이면 충분하다
● 이동: 버스 패스 한 장이면 어디든 닿는다
● 마음: “천천히 걸어도 괜찮다”는 믿음 하나면 된다.
레비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도시는,
생각보다 오래 내 곁에 남을 것 같다.
레비의 가계부.
2박 3일, 25만 원으로 완성하는 ‘무정여행’
아래는
공항 왕복 교통비를 제외하고,
가나자와 현지에서
먹고, 자고, 이동하며 조용함을 누리는 데 필요한 현실적인 경비다.
[ 총합 ]
약 25,000엔 (한화 약 23~25만 원)
특별식을 제외하면
이 여행은 20만 원 선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 항목 | 예산(엔) | 레비의 콕! |
| 숙박비 2박 | 11,000 | 역 근처 가성비 호텔 (APA 등) |
| 교통비 | 1,600 | 루프 버스 1일권 |
| 일반 식비 | 5000 | 편의점, 마트 도시락, 로켈카페 |
| 특별식(1회) | 3,500 | 오미초 시당 '카이센동' |
| 디저트 / 기타 | 1,500 | 가나자와 명물 금박 |
| 입장료 / 비상금 | 2,400 | 겐로쿠엔, 미술관, 소소한 기념품 |
| 총합 | 25,000 | 2박 3일 현실형 쉼 |
레비의 특별한 한 끼.
― 입안에 내리는 금빛 축제
200엔짜리 마트 도시락으로
사흘을 보내는 것도 가능했지만,
나는 가나자와의 자부심이라 불리는
'오미초 시장(Omicho Market)'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3,500엔짜리 카이센동 한 그릇.
그릇 위로 넘칠 듯 담긴 해산물 위에 얇게 내려앉은 식용 금박.
몸을 채우는 한 끼라기보다,
스스로에게 허락한 단 한 번의 대접에 가까웠다.
가난한 여행자라고 해서
늘 가난한 마음으로 다닐 필요는 없다.
아홉 번을 아끼고
단 한 번, 나를 위해 이 정도의 사치를 허락하는 것.
그것이
레비가 가나자와에서 배운 지속 가능한 여행의 비결이다.

다음 글에서는
가나자와에서 더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택들을 이야기하려 한다.
● 숙소는 어느 지역이 가장 편했는지
● 언제 가면 가장 조용하고 합리적인지
● 혼자여도, 느려도 괜찮았던 이유
● 돈, 건강, 나이 때문에
● 여행이 망설여지는 사람도
“이 정도면 나도 가능하겠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레비의 무정여행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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